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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검진의 문제점

작성자 : 박희붕외과 작성일 : 2012-02-10 조회수 : 3,769

유방암 검진의 문제점

 

얼마 전 30대 중반의 여성이 본원을 찾았다. 이 여성은 두 달 전 한 대학병원에서 유방암 양성종양 판정을 받은 뒤 6개월 후에 다시 추적 검사를 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혹이 커져 다른 기관에서 의견을 듣고자 내원한 것이다. 본원에서 다시 조직 검사를 한 결과, 유방암으로 최종 판정되었다.

 

병의 진단은, 환자를 나중에 본 의사의 정확성이 더 높게 마련이다. 병이 더 진행됐기 때문일 수도 있고, 보다 적극적인 검사를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한 보다 경험이 많은 전문의를 찾아 전문적인 진료를 받기 때문이다. 유방암 진료는 외과전문의가 담당하고, 대부분의 대학병원에서는 외과 내에서도 유방외과로 세분하여 보고 있다. 그러나 대학병원에서도 일반검진과 일반진료가 이루어지는데 이를 환자가 잘 구분할 수는 없다.

 

유방암 검사는 검사방법의 정확도에 달려 있다. 현재 국가에서 무료로 시행하는 5대 암(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진에서 암의 진단율이 가장 낮은 것은 유방촬영술을 이용하는 유방암 검진이다. 유방촬영술은 X-선을 이용하여 유방을 검사하는데, 우리나라 여성에서는 유선 조직이 치밀하여 X-선 촬영을 하면 유방조직이 하얗게 나온다. 즉, 유방촬영술에서는 혹이나 암이 하얀 덩어리로 보이는데 바탕이 하얀색이니 종양을 구분할 수가 없다.

 

이러한 상태를 치밀 유방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2011년부터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유방촬영술에서 다른 소견 없이 치밀 유방인 경우 ‘정상’으로 판독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따라서 유방암이 있어도 유방촬영술 소견이 ‘정상’인 경우는 매우 많다고 보아야 한다. 1cm 이하의 암은 치밀 유방인 경우 유방촬영술 진단은 대부분 정상이라고 보면 된다. 치밀 유방을 정상으로 판독하라고 하는 것은 검사를 받는 사람에게 안정감은 주지만, 암의 발견이 늦어질 경우 환자와 병원의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영상의 품질이다. 유방촬영술 장비는 특수의료기기로 등록되어 품질관리를 받아야하고 영상의학과 의사를 고용하게 되어 있지만 이는 비용의 증가를 불러올 뿐 품질의 향상을 가져온다고 볼 수는 없다. 현대 의술은 의료기기의 성능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오래된 장비를 열심히 관리한들 최신 디지털 촬영기의 영상을 결코 따라 올 수 없다. 차라리 규제를 풀고 이러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유방초음파 검사의 경우도 장비 성능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검사하는 전문의 경험과 실력에 따라 검사 결과에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의사가 직접 검사해야 하므로 비용도 비싸다. 초음파 검사는 유방촬영술보다 병원에 따라 차이가 훨씬 커 표준화하기가 힘들다. 현재 3차원 초음파 장비가 나오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데, 본인도 여기에 참여하고 있으나 상용화까지는 2∼3년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향후 유방암을 진단하는 전문의 수급이다. 지금 대학병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병원에서 외과 전공의(레지던트)의 지원은 미달 상태다. 외과계 수가가 현실화되지 않아 지원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유방암을 진단하고 진료하는 전문의 부족은 현재 유방암이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에서 볼 때 향후 큰 문제로 다가올 것으로 보여 걱정스럽다.

 

박희붕/박희붕 프리미어검진센터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