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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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실비보험의 문제점과 건강보험
의료 실비보험의 문제점과 건강보험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의료계에도 환자의 쏠림 현상이 심하다. 서울의 상위 5개 대학병원에 지급한 의료보험 진료비가 상급 종합병원 44개 의료비의 37%를 점하고, 8만개 의료기관에 준 진료비의 6%를 차지한다고 한다. 의료보험 대상이 되지 않는 특진료와 비급여 진료비를 포함하면 이 부담은 더 크다고 생각된다. 이는 의료진의 수준이 높고 시설이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대형화와 현대화는 여러 가지 면에서 장점이 크고 많아서 의료계에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된다.
대형병원은 교수가 진료나 수술을 하면 특진료를 환자에게 받을 수 있다. 수술비도 두 배나 비싸고 고가의 검사도 많이 시행된다. 중증 환자도 많지만 진료비가 많이 나온다. 그래서 중한 환자는 3차 병원으로 가고, 가벼운 환자는 동네의원으로 분산하여 진료를 보도록 하는 것이 의료전달체계의 근간이다. 환자가 부담해야하는 진료비, 약값에 본인 부담금의 차등을 두는 것도 상급 의료기관으로의 쏠림을 막자는 취지다.
최근 수년간 의료비 중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 즉 실비를 보장해주는 보험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많은 사람들이 의료 실비보험에 가입했다. 이 보험은 통원의 경우 하루당 5만-30만원 한도에서 본인이 부담하는 의료비, 입원한 경우에는 계약 금액인 질병당 수천만원의 한도에서 특진료와 비보험 상급병실료의 상당부분을 보상하고 있다.
이 보험에 가입한 경우 본인 부담이 별로 없어서 병원 선택에서 진료비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더 비싼 병원에서 더 비싼 진료를 받는 것이 본인에게 유리하다고 환자들은 판단한다.
최근 로봇 수술과 같이 보다 고가의 치료법이 많이 시행되는 데에도 일조하고 있다. 병원에서도 환자 부담이 별로 없다면 쉽게 보다 좋은 고가의 검사나 치료법을 권할 수 있다. 즉 비용의 효율성이 그리 중요하지 않은 구조가 된 것이다. 비싼 병원이 더 선호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된 것이다. 이런 점도 대형병원의 쏠림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원스톱 서비스로 여러 가지 질병을 하루에, 그것도 한 번에 검사와 진료가 가능한 서비스를 만드는 병원이 많다. 그러나 환자들은 본인의 하루 보상한도를 넘기면 당일 모든 검사를 받는 것보다 한도에 맞게 나누어 각각의 질병에 대한 진료를 따로 받거나, 검사나 처치의 일부분을 다른 날에 하겠다고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통원과 입원에 따른 보상금의 차이도 큰 문제이다. 입원치료는 환자가 보다 편안하고 질병이나 수술 후 갑작스런 상황 변화에 보다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으므로 비용에 상관없다면 입원 치료가 환자나 의사에게 선호될 수 있다. 환자나 병원의 문제가 아니라 보험구조의 문제다. 의료자원의 효율성과 서비스의 개선 그리고 비용의 효율적인 이용을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의료 실비보험의 지급 방법을 개선하는 게 좋을 것이라 판단된다.
실비보험의 보험료도 상당히 높은데 건강보험료보다 더 많은 경우도 흔히 본다. 근본적으로는 의료보험료를 높이면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실비보험 가입자의 수가 매우 많은 것을 보면 보장만 확실하면 비용을 합리적으로 지불할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결국 건강보험을 잘 개혁하면 된다.
박희붕/박희붕 프리미어검진센터 대표원장